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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31 [리뷰] 뮤지컬 ‘살리에르’ 천재가 아닌 보통사람들의 절규 대변




 누군가의 재능을 사랑하고 있다면, 당신은 누군가를 질투하고 있다. 질투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 재능을 가진 이가 모차르트라면 더욱 그렇다.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은 2인자일 수 밖에 없을 테니까. 그 누구보다도 2인자의 외로움을 느낀 이가 살리에르 일 것이다. 

 푸시킨의 단편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 <살리에르>는 살리에르(최수형)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는 소문이 거리에 퍼지면서 시작된다. 

 <살리에르>는 살리에르의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또 다른 살리에르인 젤라스를 내세웠다. 살리에르 내면의 질투와 열등감의 표현인 젤라스라는 인물 설정이 독특했다. 모차르트가 나타나기 전까지 궁정작곡가로 승승장구한 살리에르는 젤라스가 필요 없었다. 모차르트가 나타난 후 젤라스는 ‘우린 이미 오랜 친구’라며 살리에르를 끊임없이 질투와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했다.

 살리에르는 성실한 사람이다. 카트리나에게 ‘노력한다면’ 이뤄진다고 가르친다. 천재적인 재능보다는 노력으로 궁정악장까지 오른 사람이다. 살리에르의 신념을 보여주는 카트리나와 듀엣곡인 넘버 ‘노력한다면’은 그래서 더욱 귀에 쏙쏙 들어왔다. 

 이에 비해 모차르트(박유덕)가 보여주는 경쾌한 넘버는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넘버 ‘오! 모차르트’는 마치 홍대 클럽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진지한 살리에르와 대비되는 모차르트의 모습에 몸은 저절로 리듬을 탄다. 

 1막 마지막 넘버인 ‘신이시여’에서 젤라스는 “신은 너를 버렸다. 너의 증오를 노래”하라며 살리에르를 자극한다. 1막 마지막 넘버답게 살리에르의 힘찬 목소리가 인상적인 곡이다. 살리에르와 젤라스의 관계가 절정으로 치닫는 2막으로 안내하는 넘버다.

 1막은 눈과 귀가 즐겁다. 살리에르의 힘찬 목소리와 모차르트의 화려한 안무, 경쾌한 넘버가 어우러져 관객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1막에 비해 2막은 조금 무겁다. 젤라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해 살리에르와 모차르트를 파국으로 치닫게 한다. 살리에르의 절규를 들을 수 있다. 

 <살리에르>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절망하는 살리에르를 통해 소수의 천재가 아닌 절대다수 보통사람의 절규를 수면으로 끄집어내고 확장해 치유한다.

 “노력한다면... 노력한다면... 이 세상에 안되는 건 없어. 연습한다면... 연습한다면... 그 무엇도 두려울 건 없어”라고 노래하는 신념에 찬 살리에르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3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Posted by 움직이는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