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귀로 시작된다. 장내 아나운서가 시작을 알리면 막이 서서히 올라간다. 쿵쿵쿵 딱딱딱 …. 오프닝 앙상블의 탭 군무 소리와 경쾌한 배경음악이 귀를 사로잡는다. 올라가던 막이 배우들의 발목에서 갑자기 멈춘다. 배우들의 현란한 발의 움직임과 눈동자가 함께 춤을 춘다. 심장이 뛰는 듯한 소리를 내는 탭댄스 리듬은 오감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천천히 막이 걷히면서 귀로 시작된 공연은 눈으로 옮아간다. 

 30여 명의 노련한 배우들이 선보이는 질서정연한 칼군무와 탭댄스는 눈을 사로잡는다. 오프닝 넘버가 관객 앞으로 쏟아지고, 객석의 관객들의 몸은 이미 뉴욕 브로드웨이에 가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공연은 관객을 움직이게 한다. 앙상블들의 탭 군무를 지나 넘버 ‘고 인투 유어 댄스(Go into your dance)’에 맞춘 페기 소여 전예지의 상큼하고 발랄한 탭댄스를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발을 톡톡 구르고 있었다. 어느새 어깨도 리듬을 타며 들썩였다.


 흥겨운 리듬을 타는 동안, 극의 절정을 넘어 종착역에 다다른다. 줄리안(남경주)과 친구들이 부르는 넘버 ‘피날레 42번가(Finale Act two- Forty second street)’가 종착역 도착을 알리는 신호다. 남경주의 무르익은 연기와 가창력이 마음을 빼았는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193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신인 뮤지컬 배우 페기 소여의 성공담과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는 팬덤으로 무장해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아이돌스타는 없다. 나타났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반짝스타도 볼 수 없다. 오로지 뮤지컬 배우로서 오랫동안 실력을 쌓아온 배우들만이 무대를 장악한다. 특히 관록이 묻어나는 남경주가 극의 중심을 잡는다. 전예지의 에너지 넘치는 탭댄스와 가창력도 1000석 규모의 대극장 무대를 꽉 채웠다. 

 농익은 연기와 가창력으로 무장한 관록 있는 배우들과 신선하고 패기 넘치는 젊은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흥겨움을 만든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꿈’을 주제로 한 이 뮤지컬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한국 공연에 맞춰 대사는 한국 관객들에게 맞춰 깎고 다듬었다. 한국인들이 느낄 수 있는 유머코드를 곳곳에 배치해 한바탕 웃고 극장을 나설 수 있다. 텔레비전이 마을에 한 대만 있던 어린 시절 이장댁 마당에 모여 함께 연속극을 보던 기억이 떠올랐다.

 쇼 뮤지컬의 전형을 보여준 <브로드웨이 42번가>(제작 CJ E&M)는 오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Posted by 움직이는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