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 커숀데! 작겄쇼?



인터넷 서핑의 즐거움 중 하나는 각종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는 일이다. 주요 이슈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다.

물론 댓글 중에는 의미없는 욕설이나 막무가내로 증오를 부추기는 따위의 허접쓰레기가 적지 않고, 특정한 목적을 갖고 퍼뜨려지는 글들이 여기저기 도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간혹 진짜 보석들도 흙 속에 숨어 있다. 짧은 몇 글자로 모든 것을 정리해 주는 그런 댓글들은 저절로 무릎을 탁 하고 치게 만든다. 거기에 유머감각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최근 만난 반짝반짝 빛나는 댓글 몇가지를 소개한다.


- 미국 증시 상장으로 초유의 대박을 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35세 때까지 여전히 가난하다면 그건 당신 자신의 탓이다”라는 발언으로 ‘글로벌 밉상’이 됐다. 뒤늦게나마 마윈이 실제로 이같은 뉘앙스의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언론들 도대체 왜 이래!), 당시에 마윈을 향해 쏟아지는 댓글들은 실로 ‘어마무시’했다. 수많은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천박하지 않으면서도 전세계인의 마음을 짧은 한마디에 담아낸 최고의 댓글.

▶“한 대 때리고 싶다”


- 미국의 한 경찰서 CCTV에 찍힌 신기한 형체에 대한 기사가 외신에 잠깐 등장했다. 현장의 경찰들이 입을 모아 유령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댓글방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때 등장한 댓글 하나.

▶“쉿! 조심. 귀신이라고 하는 사람들, 유언비어 유포죄로 처벌 받습니다.”


- 최근 남녀 경찰관이 공원에서 옷을 벗고 애정 행각을 벌이다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연히 포털 사이트의 댓글방은 폭발 일보직전…. 온갖 상상들이 나래를 펴고 안드로메다까지 날아갈 즈음 모든 상황을 평정한 댓글.

▶“검찰이 앞서가니(전 제주지검장의 스캔들을 의미) 경찰도 분발하는구나~”


- 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우리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음~ 아무래도 때가 때인지라…. 언론들은 연일 시위대나 중국 정부의 동향과 관련한 기사를 쏟아냈다. 이때 등장한 댓글. “서북 어쩌구와 어버이 XX들은 뭐라 할지 궁금하네. 시위하니까 빨갱이 같은데 상대가 빨갱이라니….” 하지만 장원은 따로 있었다.

▶“홍콩 살아있네! 우리는 제시카 (소녀시대) 탈퇴가 최고 이슈인데….”


- 단통법 후폭풍이 거센 한 주였다. 보조금 규모가 예상 외로 적은 것으로 확인되자 가입자들의 불만이 불을 뿜었다. 시행 열흘도 안돼 ‘악법 단통법 폐지하라’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정도니 말 다했지…. 정부에 대한 비난이 비등점을 넘고 있는 가운데 핵심을 꿰뚫는 댓글이 등장했다.

▶“통신료를 내리라고 했더니, 단말기 가격을 높이네!”


- 하지만 최근 본 댓글 중 최고는 바로 이것! 포스트시즌 들어 스타일을 구기긴 했지만 ‘우주 최강 에이스’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에 관한 댓글이다. 알려진 것처럼 커쇼는 류현진보다도 한 살 어린 나이에 전설의 투수들과 비교될 만큼 대단한 투수. 우리 나이로 27세에 연봉이 자그마치 300억원이니 말 다했다. 당연히 남자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 그래서일까. 한 누리꾼이 부러움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댓글을 달았다.

▶“커쇼는 남자로서 모든 걸 가졌다. 돈, 명예, 실력, 인품, 착한 와이프…, 같은 남자로서 제발 ‘고추’만은 X라 작기를 간절히 바래본다.”(원문에는 ㅈ이 두번 들어가는 표준어를 썼다. 그 단어이기에 부러운 마음이 더 생생히 전달되는 듯한 것은 혼자만의 느낌일까!)

그러자 거기에 달린 또 다른 댓글.

▶“커숀데 작겄쇼?”


누리꾼 만세! 댓글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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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움직이는 화가